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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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보기엔 깔끔하게 나오고 맛도 좋으나, 사장님이 위생개념과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합니다. (미역국에서 헤어핀이 나왔습니다.)
예전에 한번 방문하고 깔끔한 식단차림에 만족했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 낮에 지인과 점심 약속으로 방문했었고요.
평일 점심 메뉴로는 인당 12,000짜리 4가지가 있습니다.
(코다리조림, 소불고기, 제육볶음, 생선구이, 2인 이상 주문 가능)
저흰 생선구이가 땡겼지만, 조리에 시간이 조금 걸리신다고 하셔서
코다리조림을 선택했어요.
아래와 같은 정갈한 상차림에 밥과 미역국이 나왔는데요.
코다리 조림도 짜지 않고 맛있었고, 특히 미역국이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반쯤 했을때, 미역국을 한숟갈 듬뿍떠서 목으로 호로록 넘기려는 순간! 뭐가 날카로운 것이 목을 탁!! 긁더라고요.
앞에 지인이 마주하고 있는데도 저는 너무 놀라서 그냥 컥!!! 하고 입속의 내용물을 식탁위에 뱉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미역국에서 나온건 다름 아닌 머리에 하는 검은 “똑딱핀”이었습니다.
(사진은 보시는 분들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인터넷에서 가져온것이고요.
실제 제가 뱉은 사진은 더럽기도 하지만, 이후 컴플레인 과정에서 종업원 분이 재빨리 가져가셔서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너무 놀란 저는 좀 숨을 가다듬고 서빙하시던 여자 종업원을 불러서
미역국에서 이게 나왔어요. 하면서 제가 뱉은 휴지의 똑딱핀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뭐라고 할 새도 없이 종업원이 좀 놀라하더니 휴지위에 뱉어놓은 똑딱핀을 재빨리 챙기고 제 미역국 그릇도 가져가시더라고요.
제가 주방쪽이 정면으로 보이는 좌석이 앉았기에 종업원이 하는 행동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가져가서 주방에 있는 분들에게 보여주더라고요.
어떤 남자분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그 남자분이 뭐라고 종업원에게 머릿짓으로 지시를 하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미역국 다시 퍼서 가져다 드려라는 지시였던걸로 보여요)
잠시 후에는 주방에 계시던 조리하시는 분(작은 두건을 쓰고 계신걸로 보아 조리하시는 분같아요)도 나와서 머리핀을 확인하시고..
그래서 저는 곧 담당자(혹은 사장님)가 오셔서 요리에 문제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 사과를 하시고 이미 조리된 음식을 폐기하실줄 알았어요.
근데 조금 있다가 종업원이 큰 보온통을 열어서 미역국을 새로 담더라고요.
그걸 곧바로 저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제가 너무 놀라서..
"아니, 이거를… 다시 먹으라고 가져다주신거예요?" 라고 물었고
종업원은 우리나라 분이 아니신듯, 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시는듯 했고, 좀 당황하시는것 같았어요.
그래서 종업원분께
“사장님 계시나요? 계시면 좀 불러주세요” 했더니 알겠다며 돌아갔어요.
곧 오신 사장님은 아까 그 머리핀을 같이 보신 젊은 남자분이셨어요.
그분이 오셔서 제 지인쪽을 향해서
“무슨… 일로..부르셨어요?” 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저와 지인 둘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라서 말 그대로 벙찐 상태였고요. 제가 정신을 차리고 물었습니다.
“사장님이세요? 미역국에서 머리핀이 나왔는데… 무슨일..이냐고 하시니 당황스럽네요”라고 했더니
“네? 그런건 몰랐는데…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다시
“아까 저 종업원이 사장님께 제 미역국에서 나온 머리핀 보여드리는걸 제가 여기서 다 봤는데요.” 했더니
사장님은 다시
“머리핀…인건 모르고.. 그냥 뭐가 들어갔다고…”
저는 너무 황당했습니다.
머리핀이 아니라 그냥 뭐가 들어갔으면 괜찮은거라는 거였을까요?
음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으면 사장님이 먼저 손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게 아닌가요?
“이거 제 목에 걸려서 죽을뻔했어요. 이거 제가 삼켰으면 어쩌시려고 하세요?” 했더니, 그제서야..
“아, 죄송..합니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보기엔 죄송한 표정은 아니었어요. 다른 테이블에서 이 상황을 알까봐 최대한 이 상황이 위생문제가 발생한 상황이 아닌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짐짓 아무일도 없는 표정으로 아주 작게 말씀 하시더라고요. 고개를 숙이거나 죄송하다는 제스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더이상 말을 하지 않자, 사장님도 그냥 가만히 계셨어요.
머리핀을 끓였던 동일한 미역국을 다시 퍼다 주라고 종업원에게 지시를 내린 사장님에게 더이상 무슨 의미있는 사과를 받을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지인분 말로는 사장님이 돈은 받지 않겠다고 하셨대요.
그리고 무슨 문제 있으면 연락달라고 명함을 줬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니 다른 테이블에서 드시던 손님분들께 미역국은 드시지 말라고 큰소리로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하고 나온게 원통하네요. 안쪽 테이블까지 꽤 많은 분들이 계셨는데..
아마도 그 미역국 오늘 내내 상에 올리셨을거예요.
춘천에서 그렇게 큰 규모로 한식집을 운영하시면서
조리과정상의 위생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는점, (조리하시는분 두건도 쓰나마나한 수준, 마스크없음) 그리고 문제가 발생해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도, 메뉴얼도 없으신 사장님에게 화도 나고, 한편으로는 앞으로도 이 가게는 이런일이 발생할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어요.
온유정 사장님이 최소한의 위생관념을 가지고 요식업에 종사하시길 바랍니다. 머리핀이 빠진 미역국을 다시 떠주는 사장님이 아니라, 제대로 된 위생관리를 할수 있는 사장님이 되시길 바래요.